포도나무 교회 / 이병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포도나무 교회 / 이병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0회 작성일 20-03-31 13:54

본문

포도나무 교회

 

이병일

 

 

포도나무에 목을 얹고 죽었다 나는,

꽃과 꽃 사이로 난 영원의 길이 없으니

새들도 지평선을 꺾어 들어오지 못했다

 

여긴 포도나무 속인데

베개 하나 놓으니 닫을 문이 없구나

창이 없으니 성경책 읽는 밤도 오지 않는구나

 

십자가는 갈라졌으나 포도나무 잎사귀는 빛을 던진다

지금 나는 그냥 구겨진 구름 달인 것이고

눈길 다한 허수아비인 것인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세상을 보지 못해

새처럼 밝게 보지 못해

간데없이 자란 포도나무의 핏줄과 어둠에 엉겨 붙었다

 

내 몸에도 넝쿨 치며 춤추는 포도나무

피 흘려야 사는 교회였기에

나는 혼자 피 흘리고

 

피 흘려서 무릎도 젖고 발도 젖어

더 이상 젖을 것이라곤 죄밖에 없었는데

대체 나는 어떤 죄를 지었단 말인가

왜 죄는 피로도 씻지 못하는가

 

땅에 없는 것들이

포도나무 가지 끝의 창이 될 때

나는 비어서 반짝이는 창의 벽화였다

나는 금 가거나 깨진 것의 춤이기도 했다

 

 

            ⸺월간 현대문학20203월호

leebi.jpg

1981년 전북 진안 출생
2002년 병영문학상 가작 수상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시모임 '뒤란' 동인
2005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7년 ≪문학수첩≫ 등단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시집 『옆구리의 발견』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0건 3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5 2 08-01
30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3 1 07-24
30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3 1 07-24
30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3 2 07-24
30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7 1 07-24
30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6 2 07-13
30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9 2 07-13
30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0 2 07-13
30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 2 07-13
30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1 1 07-02
30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1 1 07-02
30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8 1 07-02
30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9 1 07-02
30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1 1 06-24
30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6 1 06-24
30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 1 06-24
30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1 06-14
30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0 1 06-14
30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3 1 06-14
30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7 1 06-11
30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1 1 06-11
30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1 06-11
30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1 06-11
30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6 1 06-02
30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7 1 06-02
30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1 06-02
30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3 2 05-28
30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1 05-28
30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9 1 05-28
30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0 1 05-27
30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1 05-27
30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 1 05-27
30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1 1 05-27
30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4 1 05-20
30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7 2 05-20
30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2 1 05-20
30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1 05-20
30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9 1 05-20
30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4 1 05-20
30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1 1 05-14
30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3 1 05-14
30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5 1 05-14
30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4 1 05-14
30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8 1 05-14
30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7 1 05-06
30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1 05-06
30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5 1 05-06
30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1 1 05-06
30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1 05-06
30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1 05-0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