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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 교회 / 이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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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1회 작성일 20-03-31 13:54

본문

포도나무 교회

 

이병일

 

 

포도나무에 목을 얹고 죽었다 나는,

꽃과 꽃 사이로 난 영원의 길이 없으니

새들도 지평선을 꺾어 들어오지 못했다

 

여긴 포도나무 속인데

베개 하나 놓으니 닫을 문이 없구나

창이 없으니 성경책 읽는 밤도 오지 않는구나

 

십자가는 갈라졌으나 포도나무 잎사귀는 빛을 던진다

지금 나는 그냥 구겨진 구름 달인 것이고

눈길 다한 허수아비인 것인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세상을 보지 못해

새처럼 밝게 보지 못해

간데없이 자란 포도나무의 핏줄과 어둠에 엉겨 붙었다

 

내 몸에도 넝쿨 치며 춤추는 포도나무

피 흘려야 사는 교회였기에

나는 혼자 피 흘리고

 

피 흘려서 무릎도 젖고 발도 젖어

더 이상 젖을 것이라곤 죄밖에 없었는데

대체 나는 어떤 죄를 지었단 말인가

왜 죄는 피로도 씻지 못하는가

 

땅에 없는 것들이

포도나무 가지 끝의 창이 될 때

나는 비어서 반짝이는 창의 벽화였다

나는 금 가거나 깨진 것의 춤이기도 했다

 

 

            ⸺월간 현대문학20203월호

leebi.jpg

1981년 전북 진안 출생
2002년 병영문학상 가작 수상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시모임 '뒤란' 동인
2005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7년 ≪문학수첩≫ 등단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시집 『옆구리의 발견』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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