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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상자의 이설 / 전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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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8회 작성일 20-04-2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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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상자의 이설


전다형

 


어떤 사과를 담았던 것일까


골목에는 각들이 없다


홀가분하게 속을 비워낸 상자가 각에 대해 각설


어제를 치고 오늘을 박다 뽑은 못


구멍 숭숭한 사과상자 눈에 밟혔는데


사과가 사회로 읽혔다


반쯤 아귀가 비틀린 자세로 골목을 물고 늘어졌다


상자가 불량한 자세로 한껏 감정을 부풀렸다


생채기에서 흐른 사과 진물이 그 진통을 기록해놓았다


아프면서 큰다는 말, 싸우면서 정든다는 이설


옹이에 옷을 걸고 햇살 쪽으로 기운 나이테 읽자

 

빈 사과상자 부둥켜안고 끙끙거린 내 안의 사과가 쏟아졌다


사과밭 모퉁이를 갉아먹던 사과 벌레가 내 늑골 아래 우글,


다 파먹을 요량이다


사과가 내 알량한 고집을 잡고 늘어졌다


사과를 비운 상자는 성자다


꺾인 전방 마주 선 내 볼록 눈거울이 맵다


- 시집 사과상자의 이설




경남 의령 출생
2002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부산시인협회 회원, 부산작가회의 회원,
시집『수선집 근처』 사과상자의 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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