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옥상 / 강영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3회 작성일 20-05-04 21:10본문
개인적인 옥상
강영은
이것은 한글 자판기 같은 옥상 이야기다
스카프의 매듭이 풀릴 때 난간 밖으로 발을 디디는 서술이 있고 난간 안으로 도망치는 묘사가 있다
난간은 왜 있는 걸까, 난간은 왜 안과 밖을 가르는 걸까
차가운 몸속에 불을 지핀 고드름이 흘러내릴까 봐 나는 아무에게도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가볍게 날아가는 나비, 중력을 고민하는 날개,
시인인 너를 생각하면 울고 싶은 옥상이 생겨난다 죽기엔 먼 옥상
옥상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뛰어내려 본 사람은 안다 옥상이 어디 있는지를… ‘그 사람은 사회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틀림없는 개인이다’*
가로등 불빛이 미치지 않는 옥상끼리 어둠을 나눈다 스카프가 스카프인 것처럼
나는 나로 존재하고 싶다
스카프가 뛰어내리기에 좋은 옥상, 어느 방향에서든 나를 바라보는 내가 익숙해진다
⸻⸻⸻⸻⸻⸻
* 사르트르의 「구토」 중에서
제주 출생
제주교육대학 졸업
200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미네르바 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 『스스로 우는 꽃잎 』『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 『마고의 항아리』『상냥한 시론』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