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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표 / 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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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3회 작성일 20-07-03 12:50

본문

차표

 

   장이지

 

  

동백꽃의 붉음 백 개에

달의 뒷면까지 갈 수 있습니다.

 

텃새들의 기침 소리 스무 개에

토성의 고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바람의 일곱 가지 음색을 구분하면

천왕성 언저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거기서 왼쪽 발바닥의 까만 점 하나를 잃어서

나는 조금 기가 죽었지만…….

 

일요일의 날빛이 쏟아지면

먼 곳까지 가서 놀다가

어머니의 깨진 새끼손톱으로 돌아옵니다.

 

 

           ⸻계간 문학과 창작202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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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전남 고흥 출생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연꽃의 입술』『라플란드 우체국』

평론집『환대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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