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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따라 번지는 불의 장미 / 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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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7회 작성일 20-07-03 12:53

본문

물을 따라 번지는 불의 장미

 

   진혜진

  

 

더 처음으로 가면

끈에 묶인 물고기자리와 통하는 물, 그러므로 나는 불

 

붉은색은 인주처럼, 왜 풀어지는 장미목줄 사라지는 도장을 새긴 것일까

 

물결치는 당신에게 휩쓸리면 허우적거리는 나를 삼켜버릴 것 같아

나는 물을 따라 번지는 불

불이 숨을 쉬면 전체가 소문이야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일까 헤어지자 우리

 

우린 닮아서 다름과 다름 아닌 것도 증명하는 서로의 극, 불에도 비린내

 

도드라진 몸이 도장으로 박히고 붉어지는데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 결별하고 수천 번 감정을 사고팔지

 

수는 화는 와 통한다는데

신뢰 앞에 증인으로 소환된 당신은 끝까지 수, 나는 마침내 화

좋았던 기억은 유실물, 증인이라는 유일한 가능성

 

더 장미의 바닥으로 가면 발바닥이 없고

만발했던 계약 5월 중순의 진원지가 없고

 

벼락 맞은 서로의 대추나무가 몸속에 있어

 

 

 

   ⸻《시산맥2020년 여름호




진혜진.jpg

경남 함안 출생

2016경남신문〉,<광주일보신춘문예 당선    

2016시산맥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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