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글자들 / 박지웅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불타는 글자들 / 박지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72회 작성일 15-07-07 13:05

본문

불타는 글자들

 

   박지웅

 


도서관에는 쓸데없이 많은 정숙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은 그들을 선량한 직원으로 여기지만

사실 그들은 국가에서 심어놓은 비밀요원이다

바닥에 매설된 요원 사이를 통과하지 못한 자들

힘차게 걷던 한 시민의 발목은 화단에서 발견되었다

보라, 우리가 국가를 불렀을 때

국가는 우리에게 와 꽃이 되어 주었다

캄캄한 꽃, 침통한 꽃이 피어 있는 국가

국가의 지하에서 자란 꽃들이 낭자하게 피어 있는 사월

깨어진 글자들이 유리조각처럼 깔려 있는 사월

우리는 격실에 갇혀 서로에게 안부를 묻고 호출하였으나

정숙에 적의를 드러내지 않은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사월에 국가는 묵음이었으니

사월에 국가는 침대에 누워 꽃이나 피웠으니

이제 누가 창을 깨고 들어가 침몰한 사월을 인양할 텐가

소곤거리는 사이에 정숙은 어김없이 나타나

엄숙하게 경고하고 바닥에 매복한다

경솔하게 움직이지 마라 제자리를 지키고 지시에 따르라

, 살아 있는 것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불타는 글자를 종이컵에 담고 우리는 행진한다

적막이 낭자한 이 사월에


—《시사사20155-6월호

 

5394bfc56a58ebf22cea1f69a560e24d_1548895803_86.jpg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2017년 '천상병 시(詩)문학상' 수상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9건 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53 2 07-19
3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2 0 11-25
3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7 0 12-29
3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2 4 07-09
3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42 0 08-22
3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7 2 07-22
3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5 1 07-07
3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5 0 01-18
3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1 1 07-09
3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8 1 09-11
3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9 1 07-10
3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1 0 08-08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73 2 07-07
3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0 1 07-14
3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6 1 07-15
3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1 0 03-07
3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8 0 09-22
3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3 0 12-09
3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4 1 08-24
3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2 1 07-13
3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1 1 08-10
3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3 0 09-22
3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2 0 07-25
3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3 2 07-22
3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6 2 08-17
3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8 0 09-25
3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1 2 07-24
3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9 3 07-17
3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9 0 06-03
3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6 2 07-23
3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7 1 08-10
3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1 0 10-02
3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7 1 08-21
3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6 2 07-24
3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2 2 09-21
3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5 1 08-28
3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5 1 08-26
3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2 2 07-15
31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7 2 07-28
31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3 0 02-15
31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0 2 07-17
31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0 0 12-16
31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9 0 02-29
31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9 1 09-03
31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5 0 12-10
31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1 1 07-14
31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1 1 07-10
31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3 1 08-20
31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2 1 08-27
31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1 1 09-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