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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안쪽 /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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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2회 작성일 20-07-1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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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안쪽 

박지웅


어수룩한 개는 아무거나 주워 먹었다
쥐약과 건넛산에 놓인 달을 잘 구별하지 못했다
어렴풋이 빛나는 달이 뒤뜰로 떨어지면 빛처럼 달려갔다
키우던 개와 닭은 주로 화단에 묻혔다가
이듬해 유월 머리가 여럿 달린 수국이 되었다
둥그스레한 수국 머리를 쓰다듬으면
묶인 새끼들이 먼저 알아보고 낑낑댔다
한동안 흙과 물과 바람과 섞여
백수국은 낯가림 없이 옛집 마당을 지켰다
닭이 다 자라면 날개를 꺾어 안고 시장에 갔다
닭장수는 모가지를 젖혀 칼질만 스윽 냈다
닭이 던져진 고무통 속에서 둥둥 북소리가 났다
피가 다 빠진 뒤에야 잠잠해지는 짐승의 안쪽
잠자리에 들 때마다 머리가 핑 돌았다
핏발선 꽃들, 힘세고 오래가던 어지럼들
닭 뼈다귀를 화단에 던져주면
수국은 혈육처럼 그러안고 밤새 핥는 것이었다


ㅡ『모던포엠』(2020, 7월호)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2017년 '천상병 시(詩)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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