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 탈출기 / 김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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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3회 작성일 20-07-25 13:32본문
지구본 탈출기
김부회
바람이 바람을 촘촘하게 읽었다
히잡*을 두른 여인이 히잡을 두른 여인에게 히잡을 두른 이유를 묻듯
모르핀에서 버섯처럼 구름이 돋았다
구름을 삼켰다
히잡이 U F 0처럼 날아갔다
공중의 뒤꿈치가 눈에 밟혔다
아무도 명제를 요구하지 않는 날이 시작이거나 반복이거나
더 정확하게 어느 무슬림의 일몰 기도와 같은
돗자리, 노을, 한 번 더 남은 라카아트**
-도대체 하루라는 것은
둥근 원에 그어놓은 휘어진 직선
-눈에 보이는 별의 나이가 지금 나이라고 생각해?
점은 직선이야, 팽창하고 돌고 뻗고 다시 수축할 때까지,
바다로 솟구치려는 제트기 조종사의 허술한 착시
모르핀이 총알처럼 피부에 박히면
그가 내 귀속에 지령을 내리곤 했지
엄마,
나.
수평 낙하 중
*여성 무슬림이 외출할 때 머리와 목을 가리기 위해 쓰는 베일
**무슬림 예배의 기본 단위
2011년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당선
제3회 《문예바다》 신인상 수상
제9회 중봉문학상 대상 수상
제12회 《모던포엠》 최우수 평론상 수상
제 17회 《문학세계》 문학상 평론 부문 대상 수상
시집 『시답지 않은 소리』
평론집 『시는 물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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