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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연애 / 문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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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8회 작성일 20-08-07 19:40

본문

딥페이크 연애

 

   문정영

 

 

얼굴이 얼굴방울로 매달려 있다

 

진짜 같은 가짜 표정

 

몰입하는 물방울, 불면하는 물방울

 

떨어지면서 몸이 붙은 다른 얼굴들

 

격정의 동영상들이 출렁인다

 

얼굴 없는 연애는 음성으로만 흐르는 것

 

요동치면 요동치는 눈썹처럼 수만 갈래의 길이 생겨난다

 

너무 밀착해서 보이지 않는 길

 

표정으로 바꿀 수 없는 길

 

이 순간이 저 순간을 해독할 수 있을까

 

두근거림이 없는 심장들

 

방금 두 겹구름 얼굴이었는데 소낙비가 쏟아진다

 

너는 특정인, 나는 궁극에 홀로인 자

 

너는 숨는 자, 나는 내 안에서 너를 쫓는 자

 

너는 나의 합성 조합들

 

독은 살기 위해 번지는 것일까?

 

 

  ⸺계간 시와 사람2020년 여름호



moonjungyoung-160.jpg


 전남 장흥 출생
1988년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1997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낯선 금요일 』『잉크 』

그만큼』 꽃들의 이별법
      《시산맥 》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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