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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下弦) /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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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05회 작성일 15-11-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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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下弦) 

 

    강영은

 

 

   노루가 잘 먹는 풀일 뿐인데 이파리에는 사금파리 같은 화색(花色)이 돌았다 노루귀같이 돋은 뒤태는 내발리지 않는 계집의 귀밑머리처럼 고즈넉했다

 

   계곡을 너나들이하던 사내는 벼랑에 납작 엎드렸다 사내가 열중한 것은 절, 벽, 끝, 에, 핀, 한, 란, 한, 줄, 기, 두텁고 짧은 발치에선 보이지 않는 과녁이었다 사내를 매단 동쪽이 신월을 향해 반짝 빛났다

 

   사내가 움켜쥔 것은 하얗게 너르듣는 허공, 한밤중에 돋은 달빛이었다

 

   몸을 버리고 마음이 뒤집히는 서쪽이 가까워지면 죽음으로 맞선 몸의 현이 떨린다 수직으로 상승하는 지평선처럼 입술은 떨리고 말은 나오지 않는다

 

   꽃에게도 체념의 한 순간이 있다는 말일지 모르지만 반쪽 얼굴을 베어 문 달빛이 낙화하는 지경은 푸른빛에 누인 피륙

 

   팽팽해진 달빛을 도록(盜錄)에 남기는 일이 서간체의 결말이라면, 가늘고 여린 촉을 세워 쓴 허공 한 획(劃), 그대여, 그대 지나간 자리가 저토록 휘었다

 

 

제주 출생
제주교육대학 졸업
200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미네르바 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 『스스로 우는 꽃잎 』『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 『마고의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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