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서점 / 김지명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밤의 서점 / 김지명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6회 작성일 20-10-09 14:32

본문

밤의 서점

  ⸺이야기 상자 속으로

 

    김지명

 

 

 

    타인에게 말을 걸어볼래요?

 

    보라색 향초가 어둠을 반죽해요 연기는 느리게 내 그림자를 연소시켜 라플란드의 밤이란 책으로 옮겨 가요 구음으로 들려오는 사미족의 요이크를 따라 모르는 심장에게 편지를 써요

 

    비다 고원은 누워있어요 설원에 온몸을 펼치며 누워있어요 순록의 무게만큼 검은 낮을 걷는 목부의 견고한 뿔을 기르고 있어요 40일 동안 비다 고원은 일어나지 않아요 꽃의 경험이 없을 것 같은 지구에서 빠져나와 이부자리를 깔고 무중력의 꽃을 피우고 있어요

 

    눈 내리는 툰드라의 추위에 뼈를 깎는 종족에게 국경도 없고 간섭도 없던 종족에게 더 많은 극지에 말뚝을 박기 위해 더 많은 순록을 갖기 위해 힘겨루기가 시작 되었네요 하얀 밤 검은 낮만 있는 어느 날, 샤먼이 죽고 전통 북이 사라졌어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붙박이 말고는 붙박이밖에 몰라서 몇 채의 꼬따로 하늘을 비다 고원을 세계를 다 안아줘버려요 국왕의 길을 따라온 강압적으로 부른 찬송가 대신 가사도 멜로디도 없는 노래, 북에 그린 그림문자를 노래해요

 

    소수자들은 웅크려 펴지질 않아요 적다는 이유로 그들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밟아도 꿈틀거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정되어 있어요 사미족은 언제든 희생당해도 상관없다는 그들 믿음의 지도에 종족은 눈을 굴리듯 똘똘 뭉쳐 막판까지 굴러가고 있어요

 

    오로라는 죽은 자들의 눈이에요 전쟁이란 말이 없는 하얀 대륙을 침략한 그들의 흔적을 지켜보는 눈이에요 피 묻은 침울한 평화를 지켜보는 죽은 조상들의 눈, 우리는 절대 사라지지 않겠다는 비장의 살아남은 자들의 눈을 보아요

 

    한해살이 일을 하는 나는 틈만 나면 구멍이고 틈만 보이면 낭떠러지인 현실을 데리고 왔어요 종족은 극야의 40일을 보낸 후 다시 그림자를 지닌 인간이 된다  이 차가운 문장은 나를 결박하고 해체해 뼈 하나씩 추려내고 있어요

 

    그래도 내 옛날은 잘 있겠지요?
  

    이야기 상자 속으로 수신자 없는 나를 배달해요




            ⸻시 전문 계간 《애지2020년 여름호

 

서울 출생
서울과학기술대 대학원 수료
201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쇼펜하우어 필경사.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46건 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6 1 12-09
28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3 1 12-09
28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3 1 12-09
28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4 1 12-05
28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8 1 12-05
28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1 12-05
28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4 1 12-02
28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2 12-02
28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5 1 12-02
28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1 12-02
28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1 11-29
28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1 11-29
28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5 1 11-29
28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1 11-29
28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1 11-28
28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2 11-28
28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1 11-28
28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 1 11-24
28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5 1 11-24
28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1 1 11-24
28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1 11-21
28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2 1 11-21
28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1 11-21
28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8 1 11-20
28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1 1 11-20
28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8 1 11-20
28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5 2 11-15
281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1 11-15
281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1 11-15
281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1 11-15
281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1 11-13
281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1 11-13
281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3 2 11-13
281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2 1 11-13
281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1 11-10
281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9 1 11-10
281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8 1 11-10
280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1 1 11-07
280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1 11-07
280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9 1 11-07
280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6 1 11-07
280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3 1 11-04
280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2 1 11-04
280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0 1 11-04
280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5 1 10-31
280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0 1 10-31
280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5 1 10-31
279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1 1 10-30
279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1 10-30
279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8 1 10-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