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푸딩 / 추프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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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35회 작성일 20-11-10 14:11본문
가을, 푸딩
추프랑카
새가 방문 안으로 날아 들어와 말랑거리는 알을 낳아놓고 간 모양이다
잘 잤어 푸딩, 난 외로움이야
잠결에 내 발끝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너처럼 말랑말랑해지고 잘도 굴러다니지 저 공중의 구름처럼
풀렸다간 감기고 다시 하얗게 흩어지지 네 연한 가슴 아래로
짧은 타원형의 벗, 롤빵을 곁들이자
밀가루와 달걀과 버터를 넣은 부드러운 가을 한줌,
천변만화(千變萬化)의 공간, 울림, 빛, 공기, 움직임* 속에서도 널 만나지
푸딩이 아닌 것까지 모두 푸딩이 될 때까지
푸딩에 깃털이 돋고 날갯짓할 때까지
가을은 끝없이 푸딩을 떠먹고
* ‘필립 퍼키스와의 대화’를 변용함.
- <2017 신춘문예 당선시집>
경북 달성 출생
201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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