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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 / 서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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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3회 작성일 21-03-29 10:25

본문

비무장지대

 

  서연우

 


백 년 뒤에도 오늘을 날았던 하루살이가 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 안에서

비를 피하고 더위를 피하고

하루살이는 과거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분명한 것이 하나도 없는 은밀한 얼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신을 만나기만 하면 내 안에서

나도 모르게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살아본 적 없는 바이러스 속에는 

하루하루를 집어삼키는 비대면 속에는


생각해보면 내가 내 입을 지운 하루살이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것이 자유인 줄 몰랐습니다

날갯짓 멈춰버리면 곤두박질쳐버릴


하루살이가 한없이 날아서 만든 비무장지대인 줄 몰랐습니다


어쩌자고 잠도 안 자고 날고 있는

후렴으로 한없이

떨고 있는



계간 시사사2020년 겨울호



 

서연우시인.jpg

   

경남 창원 출생

2012년 시사사로 등단

시집 라그랑주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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