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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죽이기 / 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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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5회 작성일 21-05-19 21:49

본문

거미 죽이기

 

  김유석

 

 

처마를 턴다. 모서리의 허공을 얽은 거푸집

 

무허가로 세 든 음울한 족속들이 장대 빗자루에 쓸린다.

 

커다란 염낭이 공중에서보다 더 무겁다. 버려도 무방할 듯싶은 주머니를 끌고 바닥을 어기적거린다. 곰곰

 

외줄을 타고 허공을 감던 위태로운 곡예를 떠올리면

 

저 속엔 질기고 끈적끈적한 배고픔이 들어있을 것이다.


그 배고픔을 참는 지겨운 기다림이 들었을 테고, 그것을 견디는 일이

 

바닥보다 편하여 공중으로 기어오른 습성을 짐작할 수 있지만

 

하루살이와 불나방, 부질없이 파닥거리는 날개들이나 노리는 생이라니.

 

먹고 사는 것이 고작

 

성긴 사각의 틀에 걸려드는 것들의 불온한 생각이었다니!

 

형체는 말짱히 남기고 체액만을 빨아들이는 촉수가 징그러워

 

뭉클 짓밟아버린다. 줄도 칠 줄 모르고 날개도 달지 않은 내 발바닥에

 

빗질 소리만 끈적끈적 달라붙는다.

 

 

계간 시와 표현2020년 겨울호



kimyoosuk-140.jpg


1960년 전북 김제 출생
전북대 문리대 졸업
198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1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시집  『상처에 대하여』『놀이의 방식』 붉음이 제 몸을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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