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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 우표 / 강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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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0회 작성일 21-06-15 20:56

본문

안에 우표


  강영환



우체국 대기석에 물끄러미 앉아

멀리 가는 편지를 부치는 손을 본다

손은 띄워 보낼 사연이 있어서 좋겠다

기다려 주는 오랜 눈이 있어서 빛나겠다

반가운 소식을 가슴에서 꺼내

혓바닥에 우표를 붙여 창구에 넣고 돌아서는 얼굴이 환하다

우표맛을 잊지 못하는 그대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피봉을 뜯는 손을 그리며

의자에 답신을 눌러 붙이고 앉아

기다리는 이름을 노을에 적어보는 시간

초록 물고기 잎에 써 보내는 연서

답을 기다리는 고목이 된 마로니에다


계간 시인시대(2021, 여름호




kyh.jpg


경남 산청 출생
동아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7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1979년 《현대문학》 천료

시집 『울 밖 낮은 기침소리』『붉은 색들』 등

산문집 『술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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