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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속으로 / 이성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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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3회 작성일 21-06-29 21:01

본문

노을 속으로

 

 이성목

 

 

하늘을 날아가는 새

그림자가 땅바닥에 나뒹굴며 매달려 간다

몸이 시커멓게 멍든다

고통이 공중을 가득 채운다

훨훨 날아오르는, 새털 같은 생이란 없다

소실점을 향하는 새

그림자가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새는 하늘을 몇 번이나 움켜쥐었다가 놓았을까

발톱이 박힌 곳마다

붉게 핏물이 스며 나온다

피 흘리지 않고는 사라질 수 없는

목숨이 몸 안에서 두근거린다

새가 머리 위를 지나가는 순간인 듯

 

-이성목 시집『함박눈이라는 슬픔』(달아실, 2018)에서 




이성목.jpg


​1962년 경북 선산 출생

1996년 자유문학》 등단

시집으로 뜨거운 뿌리』『노끈『함박눈이라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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