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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탑 이야기 / 김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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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2회 작성일 15-12-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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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탑 이야기
 
김학중
 
 
광장에 바깥이 세워지고 시계탑의 시계가 멈추었다
 
멈춘 시간들이 함부로 버려지고 있다
자신이 만든 시계를 분해하고 있는 시계공
무심하다. 누군가 멈춘 시간 속에 침몰하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몸을 던진다. 누구도 그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사람들은 천천히 시선을 시계공 쪽으로 옮긴다
그가 세운 시계탑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함성에 시계가 놀란다
아무도 안아주지 않던 시계의 거대한 팔은 그날
시간이 멈춘 곳을 꼿꼿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시간 속에서 마치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는 듯이
서로를 안고 환호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간 했을까
그 자리에서 누구도 시계공을 찾지 못했다
 
시간의 바깥에서 시계공은 톱니가 빠진 시간의 이빨을 다시 맞추고
천천히 시계를 조립했다
 
바깥이 천천히 지워졌다
 
흩어지는 사람들은 서로의 팔로 서로를 가리키고
시계탑은 그들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1977년 서울 출생
2009년 《문학사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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