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 이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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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9회 작성일 21-09-04 15:07본문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이기철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꽃이 피고 소낙비가 오고 낙엽이 흩어지고 함박눈이 내렸네
발자국이 발자국에 닿으면
어제 낯선 사람도 오늘은 낯익은 사람이 되네
오래 써 친숙한 말로 인사를 건네면
금세 초록이 되는 마음들
그가 보는 하늘도 내가 보는 하늘도 다 함께 푸르렀네
바람이 옷자락을 흔들면 모두는 내일을 기약하고
밤에는 별이 뜨리라 말하지 않아도 믿었네
집들이 안녕의 문을 닫는 저녁엔
꽃의 말로 안부를 전하고
분홍신 신고 걸어가 닿을 내일이 있다고
마음으로 속삭였네
불 켜진 집들의 마음을 나는 다 아네
오늘 그들의 소망과 내일 그들의 기원을 안고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가네
―이기철 시집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서정시학, 2008)
1943년 경남 출생
영남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72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가장 따뜻한 책』
『스무살에게』 『정오의 순례』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평론집 『문예창작』 『인간주의 비평을 위하여』 등
소설집 『리다에서 만난 사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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