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의 장소 / 장이지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서정의 장소 / 장이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6회 작성일 21-09-27 21:10

본문

서정의 장소

 

 장이지

 

 

그것은 수구초심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껑더리된 늙은 여우가

짓무른 눈으로 가시밭길을 더듬어

난 곳을 찾아가는 것은

향수 그 이상의 마음입니다.

어미의 털이, 형제의 털이 아직 남아 있는 굴,

시르죽은 여우가 거기서 몸을 말고 누워

죽는 것은, 깨어나지 않는 것은

그곳이 태아의 잠으로 이어진 곳인 때문입니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 몰라서

천지간에 살아보기로 한

태아의 기억으로 가서

이제 살아보았으니까

비록 모두의 답은 아니고 만의 이야기겠지만

그 대답을 하러 가기 위해

여우는 발이 부르트게 걸었을 것입니다.

숨을 잃은 털 위로

희미한 빛과 바람의 화학이 내려앉고

그래도 잊지 못하는 마음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만나야 하는

일생의 사건사고를 향해

삼원색 프리즘의 날개를 펼 때

문득 바라본 저녁 하늘의 붉은 빛과

쉼도 없이 흐르는 검푸른 강,

초록빛 꿈을 꾸고 있는 숲.

정념과 회한과 꿈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거기 보태어져 더 아름다워지는

필생(畢生)의 마지막이 있음을

여우의 마음은 알았을 것입니다.

마지막의 마지막이 있음을. 

 

장이지 시집 연꽃의 입술(문지, 2011)



130110_22_1_59_20130110190808.jpg


 

1976년 전남 고흥 출생

200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연꽃의 입술』『라플란드 우체국』

평론집『환대의 공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46건 1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9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4 1 06-28
269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1 06-28
269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0 1 06-27
269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1 06-27
269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2 1 06-27
269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1 06-24
269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8 2 06-24
268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1 06-23
268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 1 06-23
268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2 06-23
268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1 06-20
268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1 06-20
26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7 1 06-20
268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2 1 06-17
26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1 06-17
26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1 06-17
26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3 06-15
26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 2 06-15
26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7 2 06-15
26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1 06-14
26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4 1 06-14
26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 2 06-14
26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1 1 06-07
26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1 06-07
26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1 06-07
26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1 06-06
26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0 06-06
26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06-06
26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1 06-02
26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1 06-02
26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1 06-02
26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0 06-01
26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06-01
26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 06-01
26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5-30
26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0 05-30
26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05-30
26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1 05-25
26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1 05-25
26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3 1 05-25
26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1 05-23
26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1 05-23
26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1 05-23
26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1 05-18
26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3 0 05-18
26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 1 05-18
26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5-14
26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5 0 05-14
26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1 05-14
26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1 05-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