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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당한 유배 / 함성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7회 작성일 21-09-29 20:29

본문

길에 당한 유배

 

  함성호

 

 

먼 빛에 대하여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를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우리 꿈의 처음을 잃지 않으려고

 

문득 올려다 본

타오르는 별 하나

 

이 강을 건너고

들이 달려와 화강풍화암의 어깨를 낮춰

어두운 호수에 엎드려

물을 마시고 있는

 

생각은 나지 않지만

언젠가 한 번

돌아서서 울음을 삼켰던 것 같은

 

얼마나 더 걸어야 하나

쪽으로

더 어두운 숲으로

 

한 꽃송이를 생각할 때마다

내 안의 영혼이 아니라

한 영혼 안에 살고 있는

우리가

 

그래서,

어디서 본 듯한 얼굴

깊은 슬픔과 같은

순수한 기쁨인 채

 

얼마나 더 걸어야 하나

꽃은 하룻밤에 져도

꿈은 영원하네



계간 현대시학20162월호



 

IMG_7498-001.jpg


1963년 강원도 속초출생
강원대 건축과 졸업
1990년 계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 『聖 타즈마할』『56억 7천만년의 고독』『너무 아름다운 병』

『키르티무카』
산문집 『허무의 기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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