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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은 거침없이 /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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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21-11-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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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은 거침없이


  이병철



잉어는 평화롭게 헤엄치지만

물을 벗어날 수 없고

물은 거침없이 흐르지만

보를 넘어갈 수 없네


물을 벗을 수 없는 잉어의 자유와

보를 넘을 수 없는 물의 질주는

악보 안에서 평생을 사는 바이올린처럼

아름답고 성실한 반복을 연습하는 중


잉어는 평화롭고 물은 거침없고

바이올린은 느릿느릿 헤엄치다 격렬히 달려가고

나는 그 반복 속을 걷다가

새로운 해석에 또 실패한다


물을 벗어날 수 없는 잉어가 머릿속으로 헤엄쳐 오고

보를 넘을 수 없는 물이 오후의 감정을 파랗게 적시고

악보 밖으로 나온 바이올린이 내 허밍을 연주해도

불가능한 것은 다 생각 안에만 있네

생각이라는 단어를 사랑으로 바꿀 수도 있겠지만


잉어와 물은 음악처럼 흐르고

강이 얼면 흐르는 것에서 음악이 분리되고

멈춰버린 반복은 또 다른 반복으로 흐른다는 내 생각이

비로소 풍경이라는 불가능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때

나는 천변에 살지 않으면서

천변을 벗어날 수 없는 귀신이 되었네


이제 생각은 평화롭고 허밍은 거침없고

바이올린은 같은 곡을 연주하지만

다르게 듣는 귀가 생겼다 얼음이 녹아

물이 흐르고 잉어가 헤엄치는 천변을 걷는다


해석이 막 시작되었다

해석이라는 단어를 사랑으로 바꿔도 좋다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계간 애지愛知2021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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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서울 출생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2014년 시인수첩》 시 등단

2014년 작가세계》 평론 등단

시집오늘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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