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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재다 / 박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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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03회 작성일 21-12-26 21:51

본문

가슴을 재다

 

  박설희

 


  브래지어 사러 왔는데 치수를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눈대중으로 얼추 비슷한 치수의 것을 들고 성큼 일어선다


  양팔을 들게 하고 브래지어로 내 가슴 치수를 잰다 나도 모르는 내 가슴의 치수를 잰다 줄었다 늘었다 어떨 땐 콩알만 했다 어떨 땐 듣도 보도 못한 공간으로 휙 날아가 버리는 내 가슴을 잰다 내 가슴 크기를 나보다 더 잘 안다고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사양해보지만 막무가내, 평생 누군가를 먹이고 입히느라 살가죽에 가까워진 젖가슴으로 당당히 서서 내 가슴 크기를 잰다 당신 가슴은 얼마라고 숫자를 댄다

 

  황송히 그 숫자를 받아들고 아, 내 가슴이 이만하구나 그런데 큰 건지 작은 건지 기준치를 몰라 쩔쩔매다가 생각해보니 가슴 크기의 평균이 뭐가 중요하랴


  내게 딱 맞는다며 자신 있게 내미는 브래지어를 웃음으로 받아 들고 돌아서려는데 주변 노점에서 지켜보고 있던 수원 남문시장의 가슴들이 다들 깔깔 웃는다 빈 가슴으로 웃는다 비워서 충만해져서 웃는다

  

박설희 시집 가슴을 재다(푸른사상, 2021)

 


 

parksulhee-140.jpg


1964년 강원도 속초 출생

성신여대 국문학과와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 졸업

2003년 계간 실천문학》 등단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꽃은 바퀴다 가슴을 재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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