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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토마토는 고요하기도 하지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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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04회 작성일 21-12-2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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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토마토는 고요하기도 하지

 

  이승희

 

  거짓말처럼 제목이 바뀌어버린 생에 대하여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돌린 채 늙는 일에 열중이신 늙은 토마토는 오늘도 두꺼운 책 한 권을 꺼내 읽는다. 늙는 일도 아직은 살아서 할 수 있는 일, 비명을 지르고 절벽을 뛰어내리던 날의 열렬함과 다르지 않다고.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워 호호 불어 피우던 휘파람 같은 구름이 간다고 쉽게 쉽게 열리는 일. 세상이 붉게 충혈된 눈 속이었을 때 나 더 붉게 붉게 밀어올린 빨강의 이름을 조금씩 잊는 일. 그러나 지금은 늙어가는 일에 온 마음을 다해야 할 때, 세상 밖으로 자꾸만 몸이 기울어도 당신의 이름을 웅크려 쥐고 이건 다 내가 스스로 원했던 거라고 말할 수 있기를. 입속에서 뜨고 지는 하루를 조용히 우물거리며 물고기처럼 동그랗게 눈 뜨는 일은 당신에게 동의하는 마음 같은 거. 조금씩 어두워지는 저녁 오늘의 죽음이 내일을 열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이 즐거운 불안에 대하여.


이승희 시집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문학동네, 2012)



leeseunghee-150-1.jpg


1965년 경북 상주 출생
1988년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7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
1999년 <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적이 있다』『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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