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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유 / 박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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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3회 작성일 22-01-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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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유

 

 박민서



소가 기다리는 건 저녁

우묵하게 파인 곳엔

별똥별이 떨어진 자리처럼 옹이 몇 개 박혀 있다

그곳에 풀을 져 나르며

어깨가 단단해지거나 굽어지는 곳이고

수도원 쪽으로 날아가는 새였다


구유가 소라고 믿었던 어린 시절

되새김질은 기타 소리 같아서 혀 놀림으로

몇 개의 음표를 배웠다

꼬리가 흔들리는 어둠이 오면

소의 울음소리는 밀랍처럼 굳었다


구유 속에는 나팔꽃 줄기나 달개비꽃이 피었다 여치 몇 마리와 초록 달팽이도 들어 있었다 

파란 여물 속에 듬성듬성 꽃들이 섞여 혓바닥에서 휘돌아 다녔다


할머니는 여물 먹는 소리로

하루 한 끼만 밥을 먹었다


소가죽은 뒤부터 풀이 무성하게 자랐다

온갖 쟁기 낫 호미들이 들어앉아 있어

어느 날은 크고 잘 생긴 소가

연장들을 먹어치우는 것을 상상하곤 했다

올해는 농사지은 것들을 안 먹고 싶다던 할머니가

연장을 찾으러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여릿한 풀들은 꼬리가 되고

끈적한 점액의 초록 달팽이들은 연골이 된다

바람이 연주하는 할머니 손과 소의 꼬리가

서로의 뒷면에서 시간을 접는다

 

―《시인뉴스20197

 



 


1968년 전남 해남 출생

명지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졸업

2019년 시산맥》신인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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