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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이 물끄러미 서 있었다 / 염창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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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2회 작성일 22-02-10 21:39

본문

냉담이 물끄러미 서 있었다

 

  염창권

 

 

  어둠은 아직 서쪽 어둠을 향해 몰려갔다

  기차는 떠났다, 플랫폼을 스치며

  상처가 긴 터널을 뚫는다, 행선지가 또 어둡다


  당신을 찾아온 이곳은 십 년 전이다,

  두툼한 어둠의 봉투 같은 객석에는 섬세한 누벨바그, 감수성이 접속된다, 희붐한 새벽빛이 철길을 밀고 나갈 때 평행으로 이어진 슬픔, 그걸 통과하는데

  날아든 새 울음소리가 묘석 위로 떨어진다,

 

  외등을 켠 눈빛으로 널 찾았던 기억처럼

  십 년의,

  딱딱해진 척추를 펴며 일어설 때

  흐릿한 입간판 너머로 눈발이 붐비는지


  영화관 귀퉁이에 냉담이 서 있었다,

  갸웃이 일어서던 지평선이 잦아들더니, 후각과 촉각이 저지르는 진동음은 가상이 아니었다, 실물 그대로의

 

  싸늘한 스크린 밖에서 감정을 쬐며 녹였다.



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2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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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전남 보성 출생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졸업

1990년 <동아일보신춘문예 시조,

1996년 <서울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한국비평문학상광주펜문학상, 중앙시조대상, 노산시조문학상 등 수상

시집 그리움이 때로 힘이 된다면』 일상들』 『한밤의 우편취급소』  오후의 시차』 

시조집 햇살의 길』 『』 『호두껍질 속의 별』 『마음의 음력

평론집 존재의 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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