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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육식 /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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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30회 작성일 22-02-18 15:56

본문

의 육식六識

    김태운


  

봄은 표정이 있지요

이를테면 아지랑이 몽글거리는 가운데

새싹들이 움트는 낌새 같은

 

봄은 소리가 있지요

동녘에서 이는 샛바람에 꿈틀거리며

동면에서 깨어나오는 움직임 같은

   

봄은 냄새가 있지요

달래와 냉이처럼 새초롬하다고 할까

눈을 녹인 흙내의 향긋함이랄까

 

봄은 맛이 있지요

얼어붙은 혀끝을 유혹하는 맛이랄까

시린 혓바닥을 어르고 달래는 맛이랄까

   

봄은 겨울이 낳은 몸이지요

어쩌다 바다로 흘린 모자반이나 몰망과 이름씨가 같은

긴 산통에서 애를 쓰다 막 태어난

초심初心의 생명 같은

 

봄은 나의 영혼이랍니다

자나 깨나 초록의 회춘을 바라는

정신머리의 아우성이랍니다

초혼의 깃발이랍니다


자료 출처 : 시마을 창작시 게시판



김태운.jpg

 

제주도 서귀포시 출생
2014년 시마을 문학상 금상 수상
2015년 <영주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칠색조 변주곡』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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