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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부인과 할머니 / 신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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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6회 작성일 22-02-21 14:55

본문

귀부인과 할머니

 

  신해욱

 

"형님!" 올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서오릉이었다.

서오릉은 멀었는데. 올케가 있었다. 건널목 건너에서. 올케는 손을 들고

형님. 입장료는 천원이야.

형님. 장희빈이 묻혀 있어. 사약을 받았대. 사약은 쓰대. 봉분의 잔디는 축축하다.

건널목 건너에서. 올케는 원피스를 입고. 치맛자락이 펄럭였다. 올케의 짝은 무엇일까. "올케!" 나는 손을 흔들었다.

장갑을 낀 줄 알았는데. 할머니의 손이었다. 저요. 나는 할머니의 손을 들고. 풀독이 오른 할머니의 손을 들고

말이 아니었다. 서오릉이었다.

서오릉은 멀다. 전국은 맑고

어디는 비. 때때로 비. 북북서로 가면 된다. 올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계간 포지션2021년 여름호


sh.jpg


1974년 강원도 춘천 출생

한림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98년 <세계일보신춘문예 등단

시집 간결한 배치』 『생물성』 『SYZYGY

에세이 일인용 책』 『비성년열전』 

소설 해몽전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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