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감싸줄 때 / 정윤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어깨를 감싸줄 때
정윤천
사람들의 마을에 매달린 사과의 개수는 그래서 항상 유동적이지 어깨가 따뜻해져 가는 시간의 속도로 사과는 물들어 가지 하늘의 예쁜 구름들에게로 옆에 있던 이가 어머나, 저 구름들을 좀 봐 손가락을 치켜 올려줄 때도 구름들의 숫자는 지상의 어린아이들이 흘린 웃음소리의 개수이었을지 모르지
누군가 등 뒤에서 제 이름을 불러줄 때 그쪽으로 돌아서는 바라봄의 힘으로 사람들은 그렇게 먼 데를 헤아리지 그곳을 향해 떠나가는 미지를 시작하지
누군가 등 뒤에서 어깨를 감싸줄 때 거기서 한 알씩의 사과가 돋아나지
―<서울신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2022.02.04.

1960년 전남 화순 출생
1990년 무등일보 신춘 문예 당선
1991년 계간《실천문학 》등단
시집으로『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구석』
시화집『십만 년의 사랑』등
2018 지리산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