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로서의 질병 / 이현승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은유로서의 질병 / 이현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30회 작성일 16-01-08 09:46

본문

유로서의 질병

 

   이현승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생각해 본 적 있지만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후회가 없는 사람은 없고

우리는 모두 실패한 적이 있지만,

그래서 실패의 기원으로 가서

기원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터미네이터-T1000의 일이겠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유감스럽게도

액체 금속이나 최첨단 나노 갑주도 없이

기껏 두부처럼 무른 살가죽만 걸치고 태어나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빨거나 쥐는 것,

먹고 싸고 울고 웃는 게 전부일 뿐이며

 

더욱이 우리에겐 기억이 없을 것이므로

시간을 거슬러,

마땅히 되돌아온 이유를 모르는 우주 전사의 처지란

기실 우주 미아와 같을 것이다.

 

나는 전생을 믿지 않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철두철미한 현실주의자이지만

코끝 벌름거리게 하는 간지러운 봄바람에 날려

막 암술에 도착한 꽃가루 같은 생을 생각하니

삶이란 늘 의미에 목말랐던 것이다.

 

미래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란 속류 쾌락주의자이며

진정한 미래주의자는 비관주의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꽃가루만큼이라도 의미가 필요하다면

처세의 철학보다는 파산이나 암 선고가 더 빠를 것이다.

 

암술에 도착한 꽃가루란 하나의 기적이다.

다시 해 볼 것도 없이.

 

 

1973년 전남 광양 출생
1996년<전남일보>신춘문예 당선
2002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 수상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친애하는 사물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9건 31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7 1 05-14
16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5 0 05-13
16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1 05-13
1666
5월 / 피천득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1 1 05-13
16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8 0 05-10
1664
봄 / 곽해룡 댓글+ 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6 1 05-10
16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2 0 05-10
16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0 05-09
16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05-09
16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6 0 05-09
16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6 1 05-08
16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1 05-08
16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2 1 05-08
16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6 0 05-07
16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05-07
16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1 0 05-07
16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9 1 05-03
16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9 1 05-03
16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2 0 05-03
16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05-02
16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8 0 05-02
16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0 05-02
16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5 0 04-30
16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04-30
16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0 0 04-30
16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0 1 04-26
16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1 3 04-26
16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9 1 04-25
16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6 0 04-25
16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4 0 04-25
16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4 0 04-24
163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1 0 04-24
16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0 04-19
16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1 0 04-19
16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4 0 04-19
16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04-18
16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0 04-18
16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 0 04-18
16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0 04-16
16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 4 04-16
16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6 0 04-16
16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2 1 04-15
16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9 0 04-15
16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2 0 04-15
16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6 0 04-12
16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5 0 04-12
16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9 0 04-12
16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0 0 04-10
16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0 04-10
162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7 0 04-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