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기 / 박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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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기
박완호
환절기를 보내고 나면 또 다른 환절기가 찾아왔다. 사랑 뒤에 사랑이, 이별 뒤에 이별이. 환절기에서
환절기로 가는 어디쯤에서 삶은 마지막 꽃잎을 떨구려는 건지. 죽음 너머 또 다른 죽음이 기다린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죽음은 늘 다른 누구의 것이어서, 나는 내내 아파하기만 했을 뿐. 환절기와
환절기 사이, 좁고 어두운 바닥에 뿌리를 감추고 찰나에 지나지 않을 한 번뿐인 생을 영원처럼 누리려는
참이었다. 또 하나의 환절기가 지척에 다다르고 있었다.
―박완호 시집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북인, 2022)
충북 진천 출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1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기억을 만나 적 있나요?』 『누군가 나를 검은 토마토라고 불렀다』
『문득 세상 전부가 되는 누군가처럼』
동인시집 『유월 가운데 폭설이』 『아내의 문신』『너무 많은 당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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