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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해가 지고 천 개의 달이 떠도 / 이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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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01회 작성일 22-03-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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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해가 지고 천 개의 달이 떠도

 

   이영혜

  


  서쪽 강에 주저앉은 늙은 태양의 하혈을 구름 서답들이 흡수하고 반대편부터 블랙커피 향 어둠이 번져오는 시간. 혈관 속 집시의 유전자가 깨어나면 이슬람 여인이 부르카를 벗고 푸른 모스크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곤 해. 새떼들은 한 바퀴 선회비행을 마치고 안식처로 숨어드는데, 환한 꼬리를 끌며 바쁘게 멀어져가는 순환선 전동차의 등뼈엔 언제나 곤한 잠이 덮이려나. 강과 하늘의 빛깔이 같아져 경계가 지워지면 참았던 속울음 한 두 모금씩 뱉어 흑조의 날개에 실어보곤 해. 북극 초원의 언덕에서 푸른 두 눈빛에 감전되었던 그 한 번의 오르가즘은 너무 짧아서. 붉은 보름달 떠오르는 밤이면 가빠지는 심장을 씨쓰루 블라우스 안에 감추고 도시를 배회하다 강으로 돌아오는…… 언제나 어디서나 마음은 혼자 벼랑 또는 허방이어서. 노래를 부르고 싶지만, 뜨거운 숨만 토하며 커엉컹! 목쉰 울음소리는 물결 주름에 묻혀 그에게 닿지 않고. 사랑의 남은 날들은 그리움 아니면 이별이어서. 한 발자국도 더 나가지 못해 고개를 꺾고 마는…… 덫에 걸린 외톨이 암늑대, 천 개의 해가 지고 천 개의 달이 떠도.

 

월간 시인동네20208월호



이영혜.jpg

 

서울대 치과대학 및 동 치과대학원 졸업(치의학박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졸업

2008년 불교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식물성 남자를 찾습니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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