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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하루 / 정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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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22-03-17 12:22

본문

지루한 하루

 

  정가일

 

 

저기 하루가 지나간다

수다스러운 친구도 숨길 따사한 형제도 꽃으로만 남겨둔 하루가,

그런 하루가 또 지나간다

하얗거나 검거나 그 속은 모두 어둠이라고

거리거리에 떠다니는

, 눈알들

 

매일 문자가 온다

우리가 살길은 거리 두기라고

이 절절함을, 이 그리움을, 처음으로 겪어보는 보이지 않는 것과의 싸움을 어쩌지 못해

길지도 않은 거실을 뛰어다닌다

여기가 온 우주라 생각하며

거실 한 바퀴를 돌고 또 돌아 숨차게 뛰어다닌다

 

추위는 다시 몰려와 발이 시리다 

 

계간 시선202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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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원 출생  
2002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 얼룩나비 술에 취하다』『배꼽 빠지는 놀이』『사랑이라 말하기에는』

          『우리 언니는 돌아오지 않았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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