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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 김경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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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9회 작성일 22-03-23 12:35

본문

봄밤

 

  김경후

 

 홀로 배드민턴 채를 휘두르는 밤의 골목, , 어둠 한 줌, 치고, , 다시 친다

전봇대를 마주 보고, 어둠보다 더 컴컴한 허공의 셔틀콕, , 목이 꺾인 듯, 웅크린

가슴처럼, 떨어진다, 전봇대가 어둠을 되받아친다, 콕이 툭, 떨어져도, 다시 채

휘두른다, , 연습 중입니다, 혼잣말할 때, , 문득 떠오르는, 식탁의 검은 김밥

반 줄, 이런, 형광등, 켜두고 나왔네, 그래도, 아무 데서도 꺼지지 않는 어둠들

겨울은 반 남았지, 또 올 거니, , 바닥에 떨어지는 반달빛 벚꽃잎, 나는 밑바닥도 

없는 것 같다,

 

김경후 시집 울려고 일어난 겁니다(문지, 2021)



lllk.JPG

 

서울 출생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다』『 열두 겹의 자정』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울려고 일어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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