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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마음 /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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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0회 작성일 22-03-28 12:45

본문

명한 마음

 

​   조용미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고 초사흘 달을 바라보며 떨고 서 있다 윗집에서 소고기뭇국 냄새가 내려온다

저 냄새를 물리치려면 창을 닫아야 한다

달이 잘 안 보인다

 

고단한 초사흘 달이 두 개 나란히 떠 있다

분명한 마음으로

달을

하나로 만든다

 

어둡고 차가운 공기로 개울물 소리를 만져본다 여기서 이 세계를 멈출 수도 있다, 거기가 아니고

 

바로 지금

여기에서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


달이 떠 있다 다시 시작한 지 사흘째 되는 투철한 슬픔이 저기 있다 뭇국 냄새는 계속 아래로 내려온다

달이 저기 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

  

웹진 같이 가는 기분2022년 봄호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김달진 문학상 수상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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