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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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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9회 작성일 22-04-03 19:48

본문

소설

 

  박연준

 

 

꽂힌 침묵

그런 게 된다

 

말 속에 머무는 벌

그런 게 된다

 

어제 혼난 아이의 푸르스름한 종아리

종달새가 쪼아먹다

말다,

날아가는

 

그런 게 된다

 

죽은 새의 잠이

산 새의 입으로 흘러갈 때

멀미,

몸속에서 흔들리던 그네의 쏟아짐

 

그런 게 된다

 

유년이 지나도 지나도 지나도

이어지는 복도

어려 죽은 나무가 고아처럼

걸어 다니는 복도

 

그런 게 된다

 

소용돌이 속 한 톨의 먼지,

다수 대 한 톨의 고요한 싸움

한 톨의 전부

한 톨의 생활

그런 게 된다 

 

―《문장웹진20224월호

 


 

 

1980년 서울 출생
2004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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