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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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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0회 작성일 22-04-0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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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창작

 

  이영주

 

 

  슬픔은 아름답지만 오로지 슬픔만이 아이덴티티가 되면 어린이가 됩니다 진실은 우리를 갈가리 찢어버리니까요 인간은 나약해요 사랑을 못 받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걸요 나쁜 말 해도 되나요 너무 나쁜 말이어서 지옥 불에 던져질 수도 있지만요 너무 크고 징그러운 사람을 사랑하면 그 사람이 망령이 됩니다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은 자기 마음을 모르죠 그를 사랑하면 모든 것이 갈려서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해요 빛나는 관은 텅 비어 있고 마음은 영원히 죽지 못하는 형벌을 받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어서 다른 사람들 감각을 빨고 불행마저 훔치죠 차라리 사라진 돌에 대한 것은 어때요? 너무 많은 것이 있어서 오히려 다행인가요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아예 다 때려 박으면요 어차피 원본이란 없어요 허무한 인정투쟁만이 핵심

우리 함께 오래 살아요, 라고 말해 주는 어린 천사는 나의 주인입니다 우리는 불행중독에 빠져 있어요 왜 우리는 매번 이상한 맥락 속으로 빠져버리는 걸까요 왜 그곳에는 슬픔의 그물에 조각난 덩어리들이 모여 있을까요 괴물 같은 어린이들이 오줌을 싸고 있을까요 파헤쳐진 돌이 피를 흘리고 있을까요

 

―《문장웹진2022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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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서울 출생
2000년 《문학동네》 등단
시집 『108번 째 사내』 『언니에게』 『차가운 사탕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여름만 있는 계절에 네가 왔다

공동 산문집 우리는 서로에게 아름답고 잔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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