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월식 / 이경교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팽팽한 월식 / 이경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45회 작성일 16-01-14 09:31

본문

 

 

팽팽한 월식(月蝕)

 

 이경교

 

저기 누가 옥수수 속껍질을 벗기고 있다, 물방울

켜켜이 접혀진 봉투, 봉투의 은밀한 막이 찢어진다

 

새가 막 알을 깨고 나와 처음으로 어미를 바라본다

눈동자의 투명한 막이 벗겨진다, 초록 잠을 건너온 꽃잎들 끈적거리는 양수를 뚫고 나와 새로 피어나는 잎새들

젖어 있는 것들의 껍질에서 흘러넘치는 수액 향기

 

저기 누가 물껍질, 그 얇은 문을 두드린다

불 꺼진 창에 기댄 여자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안개 자욱한 실내, 처음으로 문을 연 사내의 흐릿한 실루엣 점점 짙어진다, 만남은 반드시 어둠을 지나가야 한다

첫눈을 뜬 여자의 눈망울이 그림자와 겹쳐진다

탱탱한 정적의 한 순간이 깨어진다

 

누구나 문을 지나온다, 그때 속껍질은 부풀어 벗겨진다

그 무렵, 누군가 옥수수 알을 베어 무는 것이다

어둠 바깥으로 선명한 이빨자국만 남는 것이다

 

저기 누가 물껍질, 그 얇은 문을 들어선다

commonCA2PM3ZP.jpg

 

1958년 충남 서산 출생
1986년 《월간문학》 등단
동국대 및 동대학원 졸업

시집 『꽃이 피는 이유』『달의 뼈』『모래의 시』등

시 해설서 『한국 현대시 이해와 감상』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69건 5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1-26
7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6 0 01-26
7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9 0 01-25
7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3 0 01-25
7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5 0 01-24
7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5 0 01-24
7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1 0 01-23
7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5 0 01-23
7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4 0 01-20
7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7 0 01-20
7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7 0 01-19
7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7 0 01-19
7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0 0 01-18
7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6 1 01-18
7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0 0 01-17
7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5 0 01-17
7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2 0 01-16
7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4 0 01-16
7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2 0 01-13
7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9 0 01-13
6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2 0 01-12
6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7 0 01-12
6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3 0 01-11
6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6 0 01-11
6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8 0 01-10
6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5 0 01-10
6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0 0 01-09
6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8 0 01-09
6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8 0 01-06
6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9 0 01-06
6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3 0 01-05
6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1 0 01-05
6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8 0 01-04
6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8 0 01-04
6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8 0 01-03
6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6 0 01-03
6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5 0 01-02
6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4 0 01-02
6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1 1 12-30
6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8 0 12-30
6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3 0 12-30
6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4 0 12-29
6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3 0 12-29
6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8 0 12-28
6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6 0 12-28
6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7 0 12-27
6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0 0 12-27
6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6 0 12-26
6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0 0 12-26
6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5 0 12-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