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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다는 말 / 황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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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25회 작성일 15-07-14 09:28

본문

행복했다는

 

   황학주

 

메밀밭 같은 하얀 파도가 캄캄한 마음 위를 지났다

 

그 말을 살짝 떨어뜨리듯

두고 가려 한 마음이 뭔데?

 

나는 그냥,

목이 긴 새처럼 쏙쏙쏙 가슴에 뭔가 박고 있으며

진흙덩어리처럼 흘러내리는 비를 맞고 있으며

 

눈앞이 캄캄한데 거기 파도와 무늬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마음이 벽으로 서고……

 

이런 직립은 기절에 가깝지 않은가

 

그 말이 마음을 넘어오지 않는다는 것에 놀란다

 

멀리 보이는 두 겹의 수평선을 향해

새가 운다

 

 

1954년 광주 출생
1987년 시집『사람』으로 등단
시집 『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갈 수 없는 쓸쓸한』
『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
『루시』『저녁의 연인들』『노랑꼬리 연』』『某月某日의 별자리』
      『사랑할 때와 죽을 때』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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