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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한 때의 카니발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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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8회 작성일 22-05-10 14:00

본문

저녁 한 때의 카니발

 

  박성현

 


   가장 빛나는 추억은 긴 침묵과 함께 오네 꿈을 속삭이는 바람과 카니발의 찬란한 

불빛들이 끝없이 이어진 공원의 검붉은 해변, 나는 서쪽의 깊고 조용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카니발의 저녁 한 때, 외투에 스며든 

빛을 털며 수많은 사람들이 익어가네 당신은 달콤한 버터에 녹고 라디오는 버지니아

풍의 흘러간 재즈를 틀었지 우리는 느리게 현을 치는 콘트라베이스에 이끌려 한없이

투명한 춤을 추었네 산책이란 아무도 모르는 지도를 걸으며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꿈을 속삭이는 가벼운 바람 속에서 카니발의 때 늦은 저녁이 긴 침묵과

함께 오네

 

박성현 시집 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문예중앙시선, 2018)




 

1970년 서울 출생 

2009년 중앙일보 등단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시집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 『내가 먼저 빙하가 되겠습니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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