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라 / 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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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5회 작성일 22-05-23 14:00본문
별나라
박정원
그쪽은 별일 없느냐
요즘 같으면 너희 물속나라 백성이고 싶구나
먹고 먹히는 사슬을 한통속에 쟁여 대왕고래 편에 심해 한가운데 부려놓고 대왕이 임명한 재판관에게 심판을 받게 하고 싶구나
반만년 누렸던 오만과 편견을 집중적으로 캐야지
배심관 딱총새우에게 화약을 재워 올곧은 선비가 외치는 붓끝으로 쏘게 할 거야
물을 흐리는 이유에 대하여 숨는 자의 비굴함에 대하여 연신 남발하는 대중영합주의에 대하여 찬찬히 따져보게 할 거야
속기록에도 남지 않을 오판이 있다면 그건 분명 이 땅 위의 썩은 진실이자 방관이지
분노란 분노를 단단히 벼려 단칼에 베어야 하는데 역사에 거슬리는 허울에선 오롯이 졸개만이 먹이가 될 뿐이구나
하나같이 역신 맞아 황천길에 접어들지 않나
인간이 바이러스라 말 잘하는 입을 틀어막고 다니질 않나
기세등등한 위선의 변이는 앗기는 공납만 불어날 뿐
서로의 불신만 키워갈 뿐
언제쯤 너희 나라 일원이 될 수 있을까
반목과 질시가 통용되지 않고 꿈과 이상이 단 한 번에 클릭되는 메타버스
더 이상 나의 아바타가 볼모로 잡히지 않는 별의별 나라
—계간 《애지》 2022년 봄호
충남 금산 출생
1998년《詩文學 》등단
시집으로 『세상은 아름답다』『그리워하는 사람은 외롭다』『꽃은 피다』
『내 마음속에 한 사람이』『고드름』『뼈 없는 뼈』『꽃불』등
시인정신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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