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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저녁 / 윤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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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2회 작성일 22-06-02 21:22

본문

가파른 저녁

 

  윤정구

  

비가 와야 하는데 가물이 한참 가려나 노을이 붉다 

귀가 떨어진 채로 수천 년을 졸고 있는 스핑크스 너머로

해 지기 전 새끼들 밥부터 먹여야 한다고

청나일강 넘치기 전 집부터 고쳐야 한다고

제 지구를 굴리고 가는 쇠똥구리의 저녁이 가파르다


 윤정구 시집, 한 뼘이라는 적멸(시인동네, 2020)


 



윤정구.jpg

 

경기도 평택 출생

고려대학교 졸업충남대학교 대학원 수료

1994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눈 속의 푸른 풀밭』『햇빛의 길을 보았니』『쥐똥나무가 좋아졌다

사과 속의 달빛 여우한 뼘이라는 적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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