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 양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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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76회 작성일 22-06-15 20:55본문
스모킹 건
양우정
배후를 밝혀내기 전
빗나간 의도가 명치 끝을 스칠 때
눈알이 허공을 훑다 깜빡이는 찰나의 순간을 조심해
가령
조심스럽게 뒤꿈치를 들고 나가려다 새장 속 새를 보거나
팔레트 속 굳어버린 색색의 초상화를 발견할 때
눈을 마주치지 마!
새가 눈을 쪼거나
초상화가 말을 걸어올지 모르니까
그럴 때
목을 빼고 넣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 알게 될 거야
치킨게임을 좋아한다고 했었지
바깥은 안보다 늘 시끄럽다는
시차 때문이라던 너의 말
그렇다고 운을 믿지는 마!
뫼비우스의 띠는
한번은 벗어나지만 두 번째는 제자리니까
풀과 나무는 더는 너를 읽지 않아
부푼 페달을 밟는
질긴 혐오는 위험하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까
연기가 코앞에서 사라지기 전
위험한 자작극임을 자백하라던 말
기억하지
활자의 근황 따위 관심 없다던 네가
소문이 무성한 활자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브리핑룸을 지나지 말라는 경고
잊은 건 아니겠지
확률 게임 속
블랙박스는 언제나 웃고 있다는 것
잊지 마
―2022년 계간 《시와산문》 신인문학상 공모 시부문 우수작
1964년 서울출생
2017년 시마을 문학상 대상 수상
2022년 계간 《시와산문》 신인상 수상
추천2
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빈틈이 없이 훌륭한 시입니다
추천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