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에 맺힌 눈물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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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28회 작성일 22-06-28 13:32본문
유리에 맺힌 눈물
송유미
흰 눈이 내린다 점점 투명해지는 창이다 다음 창을 닦으면 또 한 장의 현란한 전광판의
메시지다 북북 팔이 아프게 문지르다 보면 쩍쩍 금이 간 살얼음판이다 꿈을 잘못 닦아온
세월 탓인가 닦을수록 첩첩의 안개 속에서 뼈만 앙상한 겨울나무 한 그루 높은 빌딩의
훅훅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 들으며 제 흔들리는 모습을 닦고 있다 유리의 뼛속까지 아프게
닦다 보면 유리에 알 수 없는 눈물이 또르르 맺힌다 유리의 몸속에 유리를 만드는 이슬이
살고 있었다니 흰 눈이 생각도 없이 펑펑 내린다 내 하얀 콧김 투명한 유리에 닿아 성에꽃을
피운다 누군가 손금이 아리도록 피 묻은 하늘을 닦고 있다
—송유미 시집,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 (푸른사상, 2011)
서울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수료
1993년 부산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1997년 동아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2002년 경향신문 시부문 신춘문예 당선
수주문학상, 전태일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등 수상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당나귀와 베토벤』『검은 옥수수밭의 동화』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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