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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에 맺힌 눈물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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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22-06-28 13:32

본문

유리에 맺힌 눈물

 

  송유미

 

 

  흰 눈이 내린다 점점 투명해지는 창이다 다음 창을 닦으면 또 한 장의 현란한 전광판의 

메시지다 북북 팔이 아프게 문지르다 보면 쩍쩍 금이 간 살얼음판이다 꿈을 잘못 닦아온 

세월 탓인가 닦을수록 첩첩의 안개 속에서 뼈만 앙상한 겨울나무 한 그루 높은 빌딩의 

훅훅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 들으며 제 흔들리는 모습을 닦고 있다 유리의 뼛속까지 아프게

닦다 보면 유리에 알 수 없는 눈물이 또르르 맺힌다 유리의 몸속에 유리를 만드는 이슬이

살고 있었다니 흰 눈이 생각도 없이 펑펑 내린다 내 하얀 콧김 투명한 유리에 닿아 성에꽃을

피운다 누군가 손금이 아리도록 피 묻은 하늘을 닦고 있다

 

송유미 시집,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푸른사상, 2011)

 


20161024000222_0.jpg


서울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수료
1993년 부산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1997년 동아일보 시조부문 신춘문예 당선
2002년 경향신문 시부문 신춘문예 당선
수주문학상, 전태일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등 수상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시집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당나귀와 베토벤』『검은 옥수수밭의 동화』

살찐 슬픔으로 돌아다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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