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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 / 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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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1회 작성일 22-08-03 19:19

본문

구멍

 

  강 수



살기 위해서는 막혀 있다가도

뚫려 있어야 하지

뚫려 있다가 막히기도 해야지


어떤 삶은 막혀 있어서 죽고


어떤 삶은 막혀 있어서 산다


어떤 삶은 뚫려 있어서 죽고


어떤 삶은 뚫려 있어서 산다


구멍이 보이지 않아

햇살이 비치지 않아

슬픈 어둠 속에서 구멍을 찾는다

뚫려 있으면 막혀 있는 곳이 있고

막혀 있으면 뚫려 있는 곳이 있다

막아야 할 구멍은 막고

뚫어야 할 구멍은 뚫고

죽어야 할 생명은 죽게 하고

살아야 할 생명은 살게 하고

구멍 하나로

구멍의 크기에 맞춰서

삶과 죽음을 조율하는 일


모든 원인은 나에게 있는데

늘 남 탓만 하는 모순


피리를 꺼내서 분다

막을 구멍은 막고

열어야 하는 구멍은 열고

세상에 울려 퍼지는 구멍들의 연주

세상의 구멍이라고

버려진 구멍들이 모여서 피리소리가 된다

구멍을 채우는 소리가 된다


계간 문학과 사람2021년 가을호



 

kangsoo-150.jpg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꿈발전소서사시집 서사시 대백제

2008년 바움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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