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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에서 그리다 / 변종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90회 작성일 22-08-25 21:23

본문

서귀포에서 그리다

 

   변종태

 

 

  푸른 서귀포 바닷물을 찍어 그대를 그립니다 그리다 그리다 다시 그립니다 지워지지 않는 그대 입술을 그립니다 그리는 것은 그리는 것이라서 그대를 그리는 것은 그대 그리는 것이라서 바닷게 집게발로 푹푹 찍어서 문섬과 섶섬 사이 가만히 흐르는 바닷물로 그립니다 정방폭포 절벽에 그대를 그립니다 물살로 씻고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대를 그리는 것은 그리는 것이라서 사랑하는 마음 하나 그리지 못해도 수직으로 서 있는 섶섬 절벽에 그대 입술 수백 수천을 그립니다 물살 스치는 그대 입술이 뻐끔거리며 수많은 그리움을 뱉어냅니다 그리는 것은 그리는 것이라서 푸른 서귀포 바닷물을 찍어 그대를 그립니다

 

계간 상상인2022년 여름호


byonjongtae-140.jpg


1963년 제주에서 출생
1990년부터 다층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멕시코 행 열차는 어디서 타지니체와 함께 간 선술집에서』 『안티를 위하여』

미친 닭을 위한 변명』 『목련 봉오리로 쓰다

현재 계간문예 다층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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