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지대 커피 /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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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7회 작성일 22-09-13 11:26본문
제 3지대 커피
김정식
파라솔 아래, 뾰족한 손톱으로 오일을 바른다
아메리카노 순수 한잔, 에스프레소 아고라 한잔,
헤이즐넛 쉼 한잔, 카푸치노 거품이 넘치고
달콤한 모카가 포개어진다
끝없는 수평선만큼 빨대에 바람이 채워진다
스타벅스 사이렌이 울리고
커피처럼 짙은 아이는 갈라진 손톱으로
잎을 문지르며 열매를 깨고 나른다
나뭇잎 하나하나, 열매 하나하나가 돌과 돌이다
엎질러진 학교, 살점 한점,
등은 빨갛게 익어 분쇄되어 가루로 만들어진다
커피의 고압 속 빠르기에 1달러 눅눅한 땀을 볶는다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영점을 조절하고 저울을 단다
1 : 20의 완벽하고 공정한 비례 배분,
지폐가 넘쳐 흘러내리고 검붉은 냄새가 타오른다
입과 코는 마비된 지 오래,
빨대에 꽂힌 구멍 난 커피가 날카롭다
―월간 《우리詩》 2021년 4월호
1968년 경북 문경 출생
서울교대 초등수학교육 및 동 대학원 졸업
2020 월간《우리詩》로 등단
제20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외 공모전 3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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