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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날 / 노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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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41회 작성일 22-09-25 19:17

본문

가을 날

 

   노천명

 

 

겹옷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은

산산한 기운을 머금고

드높아진 하늘은 비로 쓴 듯이 깨끗한

맑고도 고요한 아침

예저기 흩어져 촉촉이 젖은

낙엽을 소리 없이 밟으며

허리띠 같은 길을 내놓고

풀밭에 들어 거닐어 보다

끊일락 다시 이어지는 벌레 소리

애연히 넘어가는 마디마디엔

제철의 아픔을 깃들였다

곱게 물든 단풍 한 잎 따 들고

이슬에 젖은 치맛자락 휩싸 쥐며 돌아서니

머언 데 기차 소리가 맑다 

 

노천명 시집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시인생각, 2013)




 

1911년 황해도 장연 출생(1957년 별세)

1938년 대표작인 사슴을 비롯한 자화상등이 실린 시집 산호림(珊瑚林)을 출간했고,

문예지 신세기(新世紀)창간에 참여

시집 산호림』 『창변(窓邊)』 『별을 쳐다보며』 『사슴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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