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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밤에게 / 안차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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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89회 작성일 22-10-11 11:15

본문

밤의 밤에게

 

​   안차애

 

낮이 번쩍번쩍 내걸리자 밤이 완성되었다

마그리트 풍이라고 해두자

 

파란 하늘이 새털구름에 골몰해서

골목 끝, 막다른 어둠이 익어간다

 

얇은 심장판막을 가진 사람처럼

경계와 통증이 서로의 목덜미를 겨눈다

 

튀는 구름과 뭉개지는 우듬지 사이에 협심증이 돋아나서

빛이 거리를 지운다

중력이 빽빽해진다

 

12시간쯤의 거리가 사라진 관계가 가장 위험하다

발작이 걸칠 배경을 잃어버린 밤의 밤

투명한 미스터리가 노크 소리와 발자국을 삼킨다

 

당신의 그림자는 어느 나라에서 돋아나지?

내 뒷모습은 어디로 망명을 가지?

 

어둠을 삼킨 당신과 빛을 증발시킨 내가

고요히 서로를 버틴다

 

중력을 뱉고 싶은 블랙홀이

모퉁이의 검정을 켜 들 때처럼

 

웹진 같이가는기분2022년 가을호



BEC8C2~1.JPG

  

부산교육대학 졸업
200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불꽃나무 한 그루』『치명적 그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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